bab2min

기본적으로 여격은 행위의 수혜자를 나타내며, in + 탈격은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를 나타냅니다. 한국어에서 둘이 비슷한 조사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어서 헷갈릴수 있으나, 둘은 명확히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 나는 땅에게(수혜자, 여격으로 표현됨) 정화를 준다.
  • 나는 땅에서(처소) 정화를 준다. (이 경우 누구에게 주는지는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예시는 완결된 문장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여격도 가능하고, in + 탈격도 가능합니다. 생략된 동사가 '주다' 혹은 이와 유사한 의미라면 수혜자를 나타내는 여격이 적절할것이고, '두다', '놓다' 등의 의미라면 장소를 나타내는 in + 탈격이 적절할 것입니다.

 

두번째 질문도 마찬가지로 격의 쓰임을 헷갈려 하는데에서 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맹세라는 행위는 누군가에게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 말을 듣는 대상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는 이 맹세를 받는 대상이 수혜자로써 여격으로 표현되게 됩니다. 따라서 '신에게 맹세한다'는 말은 신한테 나의 약속을 말한다는 의미인 것이죠.

반면 법에 맹세한다는 것은 법한테 약속을 지키겠다고 이야기한다는 의미가 아니죠. 오히려 법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이거나, 법을 걸고 맹세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이 경우는 당연히 '법'이 수혜자가 아니므로 여격을 쓰면 맞지 않습니다. '법에 맹세한다/법을 걸고 맹세한다'라고 표현할 때 라틴어에서는 전치사 per를 사용합니다.

per ius iuro. 나는 법을 통해(법을 걸고, 법에) 맹세한다.

 

어떤 단어를 여격으로 쓰는게 맞는지 아닌지가 헷갈리실 때는 그 단어가 행위의 수혜를 받는 대상인지를 판단해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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