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2min

지난번 질문에 이어서 분사 개념에 대한 예문입니다. 아마 분사 쪽에 대해서 헷갈리고 계신것 같은데, 분사에 대해서만 따로 잡고 한번 공부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분사는 동사가 자신의 특성(목적어나 전치사구를 거느림)을 유지한 채 형용사처럼 쓰이는(명사를 꾸며줌) 문법적 장치를 말합니다. 분사는 본디 동사이기 때문에 원래 동사가 가지던 것처럼 목적어나 다른 수식용 전치사구를 그대로 가질 수 있습니다만, 문장 내에서 형용사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꾸며주는 명사와 성/수/격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위의 예문에서 verto는 1) se in civitatem 이라는 구절을 거느리고 있으며, 2) hostibus를 꾸며주기 위해 현재분사 형태인 vertens의 복수 탈격 형태를 취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살펴봐야 하는 것은 도대체 왜 hostibus와 vertentibus가 이 위치에서 탈격(Ablative)으로 등장했느냐입니다.

탈격은 라틴어에서 여러가지 용도로 쓰이지만,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 주로 시간이나 공간적인 상황을 부사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쓰입니다. (e.g. nox: 밤, nocte: 밤에) 위에서 쓰이는 탈격구 역시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이런 형태가 꽤나 자주 쓰이기 때문에 아예 Ablative Absolute (절대 탈격구, 독립 탈격구)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일단 탈격 분사구를 일반 문장으로 바꿔서 살펴보도록 합시다.

hostes se in civitatem vertunt.

   >적들은 자신들을 국가에 대해 돌린다. (적들은 국가에 대항해 등을 돌린다.)

위 문장에서는 밑줄 친 부분이 동사입니다. 동사를 현재 분사 형태로 바꾸면 동사가 주어를 수식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hostes se in civitatem vertentes

   >국가에 대항해 등을 돌린 적들.

동사가 능동태이기 때문에 능동의 의미를 지니는 현재 분사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분사는 주어와 성/수/격을 일치해야 하므로 주격 복수 형태인 vertentes가 됩니다. 이제 위 구절은 문장이 아니라 구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 경우는 주격을 사용했으므로 다른 문장 속에 들어가서 주어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e.g. "국가에 대항해 등을 돌린 적들이 우리를 공격한다.")

주격이 아니라 다른 격을 사용하면 주어 말고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 역시 자명합니다. 그렇다면 탈격은 어떨까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탈격은 시간이나 공간적인 상황을 부사적으로 나타내므로, 위 분사구를 탈격으로 바꾸면 그런 의미로 쓸 수 있습니다.

hostibus se in civitatem vertentibus

   > 적들이 국가에 대항해 등을 돌린 때에, ~ 돌리자, ~돌린 상황에서 ...

주격이었던 hostes와 vertentes를 탈격으로 바꾸어보았습니다. 이 경우 부사적인 의미로 뜻이 바뀌며 어떤 문장에도 쉽게 삽입될 수 있습니다. (e.g. "적들이 국가에 대항해 등을 돌린 때에, 우리는 ~를 했다.") 이 때문에 탈격 분사구는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특히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 주 문장의 원인, 주 문장이 발생한 시간 등을 나타낼 때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를 Ablative Absolute라고 부릅니다.

 

설명이 길어졌는데요, "탈격 명사 + 탈격 분사"의 구조로 구성된 구절을 만나실 경우 무조건 "명사 + 동사"의 형태로 복원하여 해석하시고 이를 뒤따라 나오는 주 문장의 부대 상황, 원인, 시간 등으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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