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음표시 사용
2021.03.02 22:10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앞부분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직역을 해보았습니다만..
Nisi si cui forte notior sim quam egomet sum mihi.
나는 아마도 그(=나)에 대해서 나 자신이 나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잘 알고 있을 뿐이다.
(김남우 번역)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김남우 옮김 <<우신예찬>> (열린책들) 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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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구조가 조금 복잡하지요? 작은 단위부터 차근차근 분석해보도록 합시다.
먼저 notior sim은 notus sim의 비교급인데요, 이는 '~가 ~를 알다'는 뜻의 nosco의 수동태형입니다. 즉 '~가 ~에게 알려지다'는 뜻이 되며, 알려지는 대상은 흔히 dative를 취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mihi notior sum. 이라 하면 '나는 나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 '나는 나를 더 잘 안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에서 dative가 관계사로 대체된 cui notior sum의 경우 '내가 더 잘 알려진 (어떤) 이' -> '나를 더 잘 아는 (어떤) 이'라는 뜻이 되고, 직설법 동사 sum을 접속법 sim으로 대체할 경우, 실제 일어난 사건이라기보다는 경향성을 나타내는 뉘앙스로 의미가 바뀌게 됩니다.
이제 비교 대상을 나타내는 quam 절 이하를 살펴보면
quam egomet sum mihi 가 있는데요, cui절에서 알려진 대상을 나타내기 위해 dative를 사용한 것을 떠올려보면, 여기에 등장하는 dative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tibi notior sum quam mihi. 와 같은 문장을 생각해보면 '나는 나보다 너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 '나보다는 네가 나를 더 잘 안다'는 뜻이죠. (tibi와 mihi가 서로 비교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cui notior sim quam mihi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어떤) 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전체를 직역해 볼 수 있겠습니다.
Nisi si cui forte notior sim quam egomet sum mihi.
nisi (si) forte: 반어법으로 예외를 나타낼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 ('아마도 ~가 아니면'과 같이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 링크)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은(cui notior sim quam ~ mihi) 내가 아니면(nisi si forte ~ egomet) 없다(sum).
(개인적으로 김남우 선생님의 해석이 자연스러워서 더 이해하기 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