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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을 제외하면 나머지 단어들은 서로 비슷하고 의미적으로도 유사한데요, 그건 사실 그 단어들이 전부 동일한 어원에서 갈라져나왔기 때문입니다. 모두 의문사/관계사의 어근이 되는 qu(i)-에서 파생된 것이고 (quod: quis의 중성 대격 단수형, quia: quis의 옛 중성 대격 복수형, cum=quum: quis의 옛 대격형) 의미 역시 거기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라틴어의 부사(혹은 부사 + 관계사 -> 접속사)들은 중성 대격형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탈격 역시 종종 부사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 quo가 이유를 나타내는데 쓰일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이는 한국어로 해석하다보니 그런 것이고, 문법적으로는 탈격과 부사는 엄연히 다른 존재입니다.

따라서 탈격인 quo는 관계사의 성질을 지니며 탈격 용법(참조)으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반면, 접속사인 quod, cum, quia 등은 탈격의 성질은 전혀 띄지 않으며 문장을 연결한다는 문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quod, cum, quia 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 거의 동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접속사 cum은 이유를 나타내는 것 외에 더 넓은 용도가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함)

nam의 경우 quod, cum, quia 등과 다른 어원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뉘앙스도 약간 다릅니다. quod/quia가 인과관계로 이뤄지는 문장 구조를 형성한다면, nam은 인과관계 사실과는 관계없이 정당화 혹은 변명과 같이 주관적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 물이 얼었다. 추웠기 때문이다 -> quod/quia 등을 사용하는 맥락
  • 나는 회식에 불참했다. 바빴기 때문이다. -> nam을 사용하는 맥락

관련해서 latindisscusion의 이 문서를 살펴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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