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음표시 사용
라틴어는 인도-유럽어(Indo-European Language)답게, 전형적인 굴절어(Inflecting Language) 특징을 띄고 있습니다. 굴절어는 단어의 어미를 바꿔가며 단어의 문법적 역할을 드러내는 언어를 말합니다. 단어의 어미가 문법적 역할을 나타내기 때문에, 어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어순이 자유롭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로마인들은 라틴어의 품사를 변화사와 불변화사로 나누어 생각했습니다.
변화사(declinabilis)에는 굴절을 하는 명사, 형용사, 동사가 포함되고, 부사 등 변화하지 않는 품사를 통칭하여 불변화사(indeclinabilis)라고 불렀습니다. 따라서 라틴어 문법을 공부한다는 것은 변화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고, 문장 내에서 적절하게 변화시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변화사는 다음과 같은 요소에 의하여 변하게 됩니다.
문법적인 성을 뜻합니다. 원시 인도유럽어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성을 남성/여성/중성으로 구분합니다.
수는 단수(하나)와 복수(둘 이상)로 구분됩니다. 원시 인도유럽어의 쌍수는 라틴어에선 복수에 통합되어 사라졌습니다.
격은 해당 단어가 문장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나타내는 문법적 요소입니다. 원시 인도유럽어의 8격 중 6격만 살아남아있지만, 8격의 흔적 모두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도유럽어의 8격
* 주격(nominative) : 문장 내에서 주어의 역할을 합니다.
* 속격(genitive) : 소유, 혹은 다른 명사에 속하여 명사를 꾸며주는 역할을 합니다.
* 여격(dative) : 행위의 방향이 되는 역할을 합니다. 주로 간접목적어(~에게)로 사용됩니다.
* 대격(accusative) : 행위의 대상이 되는 역할을 합니다. 직접목적어(~를)로 사용됩니다.
* 탈격(ablative) : 부사적 의미, 시간, 장소를 나타내거나, 멀어지는 방향을 나타내는 역할을 합니다.
* 호격(vocative) : 누군가를 부를 때 사용합니다.
* 처소격(locative) :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나타냅니다. 라틴어에서는 속격과 탈격으로 나뉘어 흡수되었습니다.
* 도구격(instrumental) : 행위의 수단/방법을 나타냅니다. 라틴어에서는 탈격으로 흡수되었습니다.
라틴어의 명사/형용사는 위에 설명한 3가지 요소에 따라 변화합니다. 구체적인 명사 변화표는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격은 약어로 nom. gen. dat. acc. abl. voc.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여기서는 기왕 한국말로 써놓는거 격도 다 한국어로 표기해 두었습니다.
라틴어의 탈격은 인구어의 8격 중 여러 가지를 흡수하면서 다양한 용법으로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그 양상이 복잡하므로 신경을 써서 공부할 필요가 있죠. 탈격의 용법에 대해서는 여기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라틴어는 원시 인도유럽어의 인칭을 그대로 이어받아, 인칭을 1인칭(말하는 사람), 2인칭(듣는 사람), 3인칭(그밖)으로 구분합니다.
동사 역시 명사와 마찬가지로 단수와 복수에 따라 형태가 바뀝니다.
라틴어의 시제는 크게 6가지로 나뉩니다. 미완료 시제 3가지(현재(present), 미완료 과거(imperfect), 미래(future))와 완료 시제 3가지(완료(perfect), 과거완료(pluperfect), 미래완료(futureperfect))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도유럽어답게 서법 역시 있습니다. 라틴어에는 크게 직설법(indicative mood), 접속법(subjunctive mood), 명령법(imperative mood)가 있습니다.
직설법은 실제로 일어나는 현실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사용하고,
접속법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사용합니다. 접속법에는 미래시제가 없지만, 희망사항, 간접 명령, 목적, 가정 등을 나타내는데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명령법은 직접 명령을 나타내는데 사용합니다.
태는 크게 능동태(active voice)와 수동태(passive voice)로 나뉩니다. 다행히도 중간태(middle voice)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Deponent Verb라고 하여, 능동의 의미를 지니지만 수동태로 사용되는 특별한 동사들이 있어 난이도를 약간 올려주고 있습니다.
라틴어의 동사는 위에 설명한 5가지 요소에 따라 변화합니다. 구체적인 동사 변화표는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라틴어에는 인도유럽어답게 일치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치'는 문장 내에서 특정한 단어끼리는 문법적 요소를 같게 해야하는 규칙을 말합니다. 라틴어에서 일치시켜야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 주어와 동사: 수와 인칭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 꾸밈받는 명사와 꾸며주는 형용사: 성, 수, 격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 꾸밈받는 명사와 꾸며주는 관계사: 성, 수를 일치시켜야 합니다.
이런 '일치'라는 특성 때문에, 어순이 더욱 자유로워집니다. 굳이 꾸며주는 단어가 꾸밈받는 단어와 붙어 있지 않아도, 일치 여부를 따져서 무엇을 꾸며주는지 알수 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생략도 용이해집니다. 라틴어 문장에서 주어가 별도로 등장하는 것은 오히려 특이한 경우가 됩니다. 동사에 인칭이 포함되어 있기에 이미 주어가 들어가 있는 셈이니깐요. 꾸밈받는 명사가 생략되고 형용사만 홀로 남아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 이상의 성이 섞인 명사구의 경우 이를 수식하는 형용사는 어떤 성에 일치해야 할지가 난감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규칙을 따릅니다. (출처: Allen and Greenough's New Latin Grammar for Schools and Colle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