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
라틴어에서는 주어와 서술어, 수식어와 피수식어 등과 같이 서로 문법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단어끼리 문법적 성질을 일치시켜야하는 제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약을
일치(agreement)라고 합니다. 이 덕분에 주어와 서술어, 수식어와 피수식어가 서로 붙어 있지 않아도 그 사이의 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이는 라틴어의 어순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주어와 서술어의 일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1. 주어의 격은 주격을 가져야 하며, 2. 동사의 수(단수, 복수)는 주어의 수와 일치해야 하며, 3. 동사의 인칭 역시 주어와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추가로 완료 수동태처럼 서술어가 성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경우, 서술어의 성 역시 주어와 일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어가 하나가 아닌 경우 다음과 같이 예외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 주어가 둘 이상일 경우는 서술어는 일반적으로 복수형을 띠어야 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주어가 둘 이상이더라도 서술어(동사)와 가까이 있는 동사에 수를 일치시킬 수도 있습니다. [1]
- 서술어가 모든 주어들보다 앞서 나올 경우
- 서술어가 첫째 주어 바로 다음에 나올 경우
- 서술어가 마지막 주어 바로 다음에 나올 경우
- 주어들이 무생물이거나 추상명사인 경우
- 둘 이상의 주어를 하나로 묶어 생각하는 경우
- 여러 인칭의 주어들이 섞여 있는 경우 서술어의 수는 복수형을 띠고, 인칭은 주어들의 인칭 중 높은 인칭을 따라갑니다.
- 1인칭과 2,3인칭 주어가 섞여 있는 경우, 서술어는 1인칭 복수형을 띠어야 합니다.
- 2인칭과 3인칭 주어가 섞여 있는 경우, 서술어는 2인칭 복수형을 띠어야 합니다.
- 여러 개의 주어가 et ... et, nec ... nec, aut ... aut, vel ... vel, sive ... sive 등의 접속사로 연결된 경우 서술어는 가까이 있는 주어의 수와 인칭을 따라갑니다.
- 의미상의 일치법(Constructio ad sensum vel ad sententiam): 주어가 집합명사일 경우 주어가 단수일지라도 의미상으로는 복수를 나타내므로 서술어를 복수형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 Turba ruit. 또는 Turba ruunt. 군중이 달려든다.
주어와 보어의 일치
보어는 동사의 도움을 받아 주어의 상태를 설명하는 명사구 혹은 형용사, 대명사 등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sum 이나
fio가 보어를 동반하는 동사입니다. 예시로 다음 문장에서 Romanus가 바로 보어입니다.
Ego sum Romanus. 나는 로마인이다.보어는 항상 주어와 격에서 일치해야합니다. 주어는 대게 주격으로 쓰이므로 보어 역시 대게 주격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어의 성과 수를 일치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2]
명사와 형용사의 일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형용사의 성수격은 수식하는 명사의 성수격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형용사가 수식하는 명사가 둘 이상일 경우 다음과 같은 규칙에 따라 성과 수를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3] [4]
- 가장 가까운 명사에 성을 일치시킨다.
- 섞여있는 대상이 생물일 경우, 남성을 대표로 일치시킨다.
- 섞여있는 대상이 무생물일 경우, 중성을 대표로 일치시킨다.
- 생물과 무생물이 섞여있는 경우, 남성이거나 여성, 또는 가장 가까운 대상이 복수일 경우 해당 명사에 성을 일치시킨다.
- 같은 성의 추상 명사가 둘 이상 있을 경우 중성 복수에 일치시킨다.
선행사와 관계사의 일치
- [1] 허창덕, 1962, 『라틴어 문장론』, 가톨릭대학교출판부, 5쪽
- [2] 허창덕, 1962, 『라틴어 문장론』, 가톨릭대학교출판부, 9쪽
- [3] Allen and Greenough's New Latin Grammar for Schools and Colleges
- [4] 허창덕, 1962, 『라틴어 문장론』, 가톨릭대학교출판부, 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