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라틴어에서 의문문은 다음과 같이 네 범주로 구분되며, 대체로 의문사 혹은 의문접사를 통해 생성됩니다.
[1] [2] 직접 의문문
직접 의문문(Direct Question)은 물어보고자 하는 내용을 직접 물어보는 형태의 문장을 일컫습니다.
quo vadis, domine?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라틴어에서는 물어보고자 하는 대상에 따라 다양한 의문사를 사용하는데, 대다수가 qu/cu로 시작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의문사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문사를 사용하여 의문문을 만드는 경우 일반적으로 의문사가 문장의 제일 앞에 등장합니다. 영어에서처럼 조동사를 끼워넣거나 주어/동사의 위치를 바꾸는 작업 등은 필요 없습니다. 동사의 서법으로는 직설법을 사용합니다.
예/아니오 의문문
'예/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의문문들은 별도로 의문사를 사용하지 않고 첫번째 단어 뒤에 의문접사 -ne를 덧붙입니다. 다만 종종 별도의 의문접사 없이 맥락이나 어순만으로 의문문임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라는 대답을 기대하는 의문문의 경우 nonne를 문장의 첫번째 단어로 사용합니다. 반대로 '아니오'를 기대하는 경우 num을 첫번째 단어로 사용합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 utrum ... an 혹은 -ne ... an을 사용합니다. 부정시에는 utrum ... annon/necne를 사용합니다.
간접 의문문
간접 의문문(Indirect Question)은 질문이 다른 문장 안에 포함된 형태로 표현되는 문장 구조 전반을 가리킵니다. 의문문은 문장 내에서 목적어 혹은 주어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주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된 동사들이 쓰입니다.
- quaerit quid agam. 그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 묻는다. ('묻는다'의 목적어로 의문문이 사용됨)
- nescit quid egerim. 그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모른다'의 목적어로 의문문이 사용됨)
- apparet, quid acturus sim. 내가 무엇을 할지는 명백하다. ('명백하다'의 주어로 의문문이 사용됨)
간접 의문문의 동사는 항상 접속법을 사용해야 하며, 시제는 일반적인 종속절의 시제 일치법을 따릅니다.
신중 의문문
신중 의문문(Deliberative Question)은 신중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고민이나 고뇌하거나 망설임을 드러내는 질문을 가리킵니다. 직접 의문문과 마찬가지로 직접적으로 묻고자 하는 내용을 묻지만 직설법이 아닌
접속법을 사용한다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 quid faciam?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 quid facio? 나는 무엇을 하고 있니?
- utrum maneam an discedam? 나는 머물러야 할까 아니면 떠나야 할까?
위에서 볼 수 있듯 접속법을 사용한 경우와 직설법을 사용한 경우의 뉘앙스 차이에 유의해야합니다. 직설법은 실제 사건에 대해 담담하게 묻는 의미인 반면, 접속법은 말하는 이의 의혹, 망설임, 회상 등의 의도가 포함됩니다.
수사 의문문
수사 의문문(Rhetoric Question)은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강조를 위해 의문문을 사용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즉, 의미상으로는 평서문이지만 형태만 의문문을 띄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수사 의문문의 동사들은 직설법으로 써야합니다만, 신중 의문문에서처럼 화자의 의도를 반영하여 접속법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quid turpius est quam mentiri? 거짓말하는 것보다 더 비루한 것이 무엇인가? (=> 거짓말하는 것보다 더 비루한 것은 없다!)수사 의문문이 다른 문장 내에 포함되어 간접 화법으로 전달되는 경우, 일반적인 간접 의문문과는 다르게 ACI(목적어 + 부정법) 구조를 사용하는게 가능합니다. 반면 수사 의문문이 아닌 일반적인 의문문의 경우 간접 의문문의 구조를 사용해야 합니다.
- dixit quid turpius esse quam mentiri. 그는 말했다, 거짓말하는 것보다 더 비루한 것이 무엇이냐고. (더 비루한 건 없다고 강조해서 말했다는 것)
- quaesivit quid turpius esset quam mentiri. 그는 거짓말하는 것보다 더 비루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더 비루한 게 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는 것)
대답
기본적으로는 의문사가 묻는 내용이나 문장의 핵심적인 단어만 사용하거나, 전체 문장을 사용하여 답변할 수 있습니다.
- estine amici Ciceronis? / sumus (non sumus) 너희가 Cicero의 친구냐? /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 ubi fuisti? / Romae (Romae fui) 너 어디에 있었니? / 로마에 (로마에 있었다.)
긍정 대답으로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ita, ita est, ita vero est : 그렇다, 과연 그렇다
- utique : 물론, 그렇고 말고
- certe : 확실하다
- sane, sane quidem, ita sane : 그렇고 말고
부정 대답으로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non : 아니
- non ita : 그렇지 않다
- minime, minime vero, minime quidem, minime gentium : 절대로 아니, 천만에
- nullo modo : 그럴 수 없다
- nequaquam : 절대로 안된다
- [1] Ashdowne, R., & Morwood, J. (2007). Writing Latin. Bristol Classical Pr. pp.63-66
- [2] 허창덕, 1962, 『라틴어 문장론』, 가톨릭대학교출판부, 174~183쪽